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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육연원민
작성일 26-08-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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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도로에서 꽉 막힌 차도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는 전동킥보드.
ⓒ Pixabay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를 쉼 없이 지나치게 된다. 차를 타기에는 애매하게 가깝고, 걸어가기에는 제법 멀게 느껴지는 거리. 전동 이동수단은 바로 이 틈새를 채워주며 어느새 우리 삶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문제는 도로 위에서 체감하는 위험성이다. 헬멧도 쓰지 않은 채 보행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질주하거나, 한 대에 두 명씩 올라탄 모습을 볼 때면 아찔한 위기감이 감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한국은 전동킥보드를 놀이기구가 아닌 '책임이 따르는 교통수단'으로 보고 제도적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되고,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수적이며 안전모 착용, 동승 금지, 통행 구간 제한 등 엄격한 의무가 부과된다. 이러한 규제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동의 편의성을 해친다는 불만도 나오지만,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보행자 안전을 위한 불가피하고 타당한 선택이다.
보도와 차도가 조밀하게 얽힌 고밀도 도심 환경에서 시속 20km 이상 달리는 장치와 사람이 부딪히면 크게 다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뉴스에서도 보도됐듯, 헌법재판소 역시 전동킥보드의 사고 위험성을 높게 보고 운전면허와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한 현행법이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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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을 최우선에 둔 조치인 셈이다.
그렇다면 공간적 여건이 조금 다른 해외는 이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20년 가까이 호주에서 생활하며 도로 위 풍경 변화를 지켜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 퀸즐랜드의 접근법은 조금 다른 각도를 보여준다.
호주 도로 위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동차와 자전거가 자연스럽게 공간을 나누어 달렸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새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가 그 풍경의 새로운 일부로 자리 잡았다. 호주 역시 안전 문제로 고민이 깊다. 퀸즐랜드주만 해도 최근 법 규정을 강화해 오늘(2026년 8월 31일)부터 전기자전거 이용자에게 만 16세 이상, 최소 Learner Licence(임시 운전면허) 이상의 자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다만 호주는 정식 규격을 갖춘 소형 이동수단을 '자전거의 연장선'으로 관리하려 노력한다. 모터 출력(250W 이하)과 최대 속도(시속 25km 이하)라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한해 별도의 차량 등록이나 의무보험 없이 기존 자전거 도로 통행 규칙을 적용받게 하는 방식이다.
도로 위에서는 자동차가 가장 강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도로가 오직 자동차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오락실황금성
자전거와 보행자, 이제는 전동 이동수단까지 각기 다른 속도의 수단들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약속과 규칙이 필요해진다. 그렇다고 모든 이동수단을 자동차처럼 과도하게 묶어둘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자전거니까 괜찮겠지"라며 개인의 주의에만 방치해서도 안 된다. 시속 20~25km라는 속도가 숫자로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교하면 몇 배나 빠르다. 방심하는 순간 이용자 본인은 물론 보행자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
결국 법의 참된 역할은 편리함을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편리함이 타인의 안전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선'을 그어주는 데 있다. 한국과 호주, 두 나라의 법제화 방식은 달라도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 이동의 편의를 보장하면서 도로 위 모든 이의 생명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호주가 거쳐온 고민처럼, 한국 역시 새로운 이동수단을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품어안을 것인지 깊이 있게 돌아봐야 할 때다.
전동킥보드 한 대를 두고 단순히 "면허가 필요하냐, 아니냐"의 찬·반 논쟁에 머물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도시의 모습은 무엇인지, 자동차와 사람, 그리고 새로운 이동수단이 서로 어떤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길 위의 작은 킥보드 하나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진짜 질문은 '규제의 유무'가 아닌 '사회적 공존과 안전의 균형。'일 것이다.
, 헌법재판소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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