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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육연원민
작성일 26-08-3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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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언제 이렇게 살이 빠진 거야?"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비만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눈에 띄게 살을 빼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감량 효과가 뚜렷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비만치료제를 찾는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급기야 최근에는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마운자로를 처방받기 위해 일본을 찾는 이른바 '스시자로' 원정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지。이 있습니다. 체중 감량에 대한 관심은 넘쳐나는데, 정작 비만 인구가 더 많은 남성들은 기존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선뜻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통계를 보면 잉글랜드 남성의 70%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분류됐습니다. 여성은 62%였습니다. 남성들은 왜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다이어트'에는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ARU)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남성들이 체중 감량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의 프로그램에 더 끌리는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남성, '다이어트' 단어에 거부감 높아
연구진은 과체중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 영국 남성 24명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은 과거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나 가까운 시일 내 감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은 '다이어트'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이어트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해야 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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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는 다이어트라는 말을 듣는 순간 사람들이 자동으로 '제한'을 떠올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체중 감량이 건강을 위한 변화라기보다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며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인식은 실제 프로그램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참가자들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느끼는 식단이나 생활방식에는 참여할 의향이 낮았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띈 것은 다이어트에 대한 성별 인식이었습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참가자들은 다이어트가 주로 여성들이 이야기하는 주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잡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체중 감량이나 식단 관리가 여성 중심으로 다뤄진다는 인식이 강했고, 일부는 자신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어색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이는 실제로 다이어트가 여성의 영역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번 연구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남성들이 기존 체중 감량 문화와 프로그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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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기' 대신 '도전'이라 표현 바꾸니…긍정반응 증가
반대로 같은 체중 감량이라도 표현과 방식이 달라지면 반응도 달라졌습니다. 연구 참가자들은 단순히 '다이어트를 한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하는 도전이나 경쟁처럼 제시했을 때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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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이나 스포츠를 접목하거나 근력·체력 향상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강조하는 방식도 선호했습니다.
연구진은 남성 대상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서는 초기부터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작은 보상이나 경쟁 요소를 넣는 것이 참여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이어트'나 '식이요법' 같은 표현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개인적인 도전으로 체중 감량을 설명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특히 배우자의 역할이 컸습니다. 많은 참가자가 식단을 바꾸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도움을 받았고, 체중 감량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도 배우자의 지지가 중요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는 자신보다 배우자가 식단과 체중 관리에 대해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다고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나 멘토처럼 함께 목표를 관리해주는 '파트너' 역시 도움이 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개인에게만 체중 감량 책임을 맡기는 방식보다 부부나 동료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연구 규모 작은 한계…연구진 "후속연구 필요"
다만 이번 결과를 모든 남성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 참가자는 24명에 불과했고 모두 30세 이상 영국 남성이었습니다. 사람마다 체중 감량을 원하는 이유와 경제적 여건, 건강 상태, 식습관도 다릅니다. 연구진 역시 더 규모가 크고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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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34.4%로, 성인 3명 중 1명꼴로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성별 격차가 컸습니다. 남성 비만율은 41.4%로 여성(23.0%)의 약 1.8배에 달했습니다. 남성 가운데서도 30대는 53.1%, 40대는 50.3%로 나타나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연령대에서는 2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인 셈입니다.
흥미로운 。은 남성은 여성보다 실제 비만율이 훨씬 높았지만, 정작 자신을 비만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여성보다 낮았다는 것입니다. 비만인 사람 가운데 스스로 비만하다고 인식한 비율은 남성 77.8%, 여성 89.8%였습니다.
반면 실제로는 비만이 아닌데도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한 비율은 남성 13.0%, 여성 28.2%로 여성이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남성의 경우 비만율은 여성보다 훨씬 높지만 자신의 체중을 문제로 인식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남성들의 체중 관리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기존의 '다이어트' 방식이나 이를 둘러싼 이미지 자체가 남성들의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살을 빼는 방법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방법이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체중 감량을 '참고 견뎌야 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운동과 기록, 경쟁과 성취처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 생각의 전환이 다이어트에서도 필요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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