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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육연원민
작성일 26-08-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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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스테이)는 단순히 '머무는 곳'을 넘어 공간과 서비스, 브랜드와 지역의 매력이 어우러지는 경험이다. <박성은의 스테이 읽기>는 호텔과 리조트, 레지던스 등 숙박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공간의 가치와 브랜드 전략,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읽어내며 그 안에 담긴 매력과 산업 흐름을 분석하고 해설해본다. <편집자 주>
47년 역사의 호텔이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새로움보다 앞세운 것은 의외로 '시간'이다.
방한 외국인 2000만명 시대를 앞둔 가운데 롯데호텔앤리조트가 특급호텔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에서 '클래식 럭셔리'라는 카드를 꺼냈다. 한화와 파라다이스 등이 저마다 서울에 7성급, 초(超)하이엔드 호텔을 예고하고 로즈우드와 아만과 같은 글로벌 럭셔리 호텔들이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초고층, 최신시설이 아닌 '헤리티지(유산)'를 강조하며 다른 결을 보였다.
최근 개관한 더그랜드롯데 서울은 1979년부터 서울 중심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호텔 서울의 47년 역사와 공간을 재해석해 선보인 야심작이다. 롯데호텔이 2017년 '시그니엘(SIGNIEL)' 이후 9년여 만에 선보이는 하이엔드 호텔로서 최근 럭셔리 호텔업계가 강조한 새로움과 최신시설의 럭셔리가 아닌 '시간을 쌓아 만든 럭셔리'라는 。을 부각시키고 있다.
◇15개월 걸친 리뉴얼…객실 수 줄이되 면적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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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랜드롯데 서울은 지난해 5월부터 약 15개월간 리뉴얼로 기존 737객실을 590객실로 줄이는 대신 객실 당 면적은 더욱 넓혔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 상권 인근의 을지로라는 호텔 입지를 고려하면 회사 입장에선 수익과 경제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그랜드롯데 서울은 규모의 럭셔리에서 '밀도의 럭셔리'로 인식을 전환했다. 즉 더 적게 받아들이되 더 깊게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초고층과 화려함, 첨단과 최신을 강조하는 요즘의 호텔 문법과 달리 헤리티지와 밀도를 강조한 것인데 이는 더그랜드롯데 서울이 지향하는 '클래식 럭셔리'의 한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근거리에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5성급 '더 플라자'는 내년부터 3년 여간 리모델링을 통해 7성급 하이엔드 호텔로서의 재탄생을 예고했다. 파라다이스는 2028년 서울 장충동 본사 부지에 5성급을 초월하는 럭셔리 하이엔드 호텔을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글로벌 호텔 기업 아만은 신세계그룹과 합작으로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로즈우드, 리츠 칼튼, 만다린 오리엔탈 등 글로벌 대형 호텔 브랜드들도 속속 서울 진출을 가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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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특급호텔 격전지로 다시금 부상하는 가운데 롯데의 이 같은 행보는 신선한 전략으로 보인다.
더그랜드롯데 서울이 공간을 넘어 '경험'을 설계한 .도 돋보인다. 객실은 단순히 쉬고 머무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호텔의 정체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호텔의 첫인상이 로비와 라운지에서 만들어진다면 브랜드 본질은 객실에서 드러난다.
더그랜드롯데 서울의 객실은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예술적인 요소와 한국 전통미를 기반으로 프렌치 럭셔리의 감성을 조합했다. 디자인은 프랑스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에르 이브 로숑'이 맡았다. 그는 포시즌스 조지 V 파리, 세인트 레지스 로마 등 세계 유수의 럭셔리 호텔 디자인을 총괄한 전문가로 이름이 높다. 롯데호텔 측은 "객실은 전통적인 우아함과 현대적인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엘리베이터 로비부터 복도, 객실까지 색상과 소재, 가구 디자인을 일관되게 연결했다"고 강조했다.
◇90여년 공간의 역사성 계승…글로벌 진출 검토
호텔의 헤리티지를 향(香)과 유니폼 등으로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향은 브랜드 감성을 전달하는 매개체다. 더그랜드롯데 서울의 프래그런스(향기)는 롯데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가나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았다. 가나초콜릿은 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어 주시오"라는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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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랜드롯데 서울이 지향하는 경험과 헤리티지, 그룹 창업주의 철학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대목이 아닐까 싶다.
유니폼은 호텔 브랜드 색상인 네이비블루를 중심으로 우리 전통 복식의 동정, 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로비 플라워 역시 네이비와 라이트 블루, 골드 색상을 조합하며 클래식한 럭셔리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여기에 한국 단색화의 거장 고(故) 박서보와 유충목 등 국내외 저명 작가들의 작품을 배치하며 호텔에 머무는 동안 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경험을 더했다.
더그랜드롯데 서울 현판 제막식. 정호석 대표이사(오른쪽 4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은 하이엔드급 포트폴리오로 시그니엘에 더그랜드롯데를 더하게 됐다. 시그니엘이 초고층 랜드마크를, 더그랜드롯데는 클래식과 헤리티지를 각각 지향하면서 고객 입장에선 경험의 폭이 한층 넓어진 셈이다. 특히 더그랜드롯데를 통해 클래식 럭셔리 카드를 꺼냈다는 。에서 향후 국내 럭셔리 호텔의 경쟁 기준이 '누가 더 새롭고 높은가'에서 '누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경험을 만드는가'로 옮겨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더그랜드롯데 서울은 1938년 반도호텔부터 이어진 공간의 역사성을 계승하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며 "향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차별화된 공간과 서비스로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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