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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육연원민
작성일 26-08-2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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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년 세상을 떠난 마키아벨리에 대한 악평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의 저서 <군주론>은 온전히 번역되기 전부터 유럽 각국 지성인들의 비난과 혐오에 시달렸다.
수많은 유명인 중에서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만큼 걸출한 ‘안티팬’도 없었다. 그가 직접 쓴 <안티 마키아벨>은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이 책은 <군주론>과 똑같은 순서와 체계로 구성되어 각 장에서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를테면 <군주론> 17장에는 “사랑받기를 갈구하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편이 더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안티 마키아벨> 17장에서 프리드리히 2세는 “어떤 왕이든 백성의 공포심 위에 군림하는 것이 유일한 정책 목적이라면 결국 겁쟁이와 노예들 위에 군림하게 될 뿐”이라며 “군주의 선함은 결코 단。이 될 수 없다”고 역설한다. 왕세자 시절부터 계몽군주가 되겠다고 다짐한 프리드리히 2세는 냉혹한 마키아벨리즘 정치학을 극도로 혐오했다. 자신의 책 서문에 ‘마키아벨리가 만든 치명적인 독약의 해독제’라고까지 썼다. 하지만 그가 즉위한 뒤 현실은 그 선언을 놀라울 만큼 빠르게 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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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제정치의 급격한 판도 변화와 프로이센의 생존·팽창이라는 현실 앞에서 프리드리히 2세의 선택은 그가 비판했던 마키아벨리의 논리에 가까워진다.
16세기 인물과 사상을 21세기 언어로 재해석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안티 마키아벨>을 국내 최초로 번역해 소개하는 한편, 프리드리히 2세가 사실은 마키아벨리의 가장 완벽한 제자였을지 모른다는 역설을 좇는다. 이상과 현실, 도덕과 권력 사이에서 한 군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라가다보면 <군주론>이 500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가 새삼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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