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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육연원민
작성일 26-08-19 08:57 | 조회 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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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장 8월 12일 저녁 8시 29분(현지 시간), 스페인 부르고스에서 해가 사라졌다. 정확히 104초 동안이었다. 물론 나는 이 일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날짜를 알고 있었고, 몇 시 몇 분에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릴지도 알고 있었다. 개기일식은 느닷없이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다. 천문학은 수십 년, 수백 년 뒤의 일식도 계산해낸다. 그런데 막상 태양이 가느다란 초승달처럼 줄어들다가 마침내 사라지는 순간, ‘알고 있다’는 사실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주변의 빛이 갑자기 힘을 잃었다. 저녁이 오는 것과는 달랐다. 하늘 한쪽에는 아직 노을빛이 남아 있는데 내가 서 있는 곳에는 짧은 밤이 내려앉았다. 낮 동안 40도를 넘나들던 열기도 함께 사라졌다. 몇 분 전까지 몸을 짓누르던 뜨거운 공기가 갑자기 서늘해졌다. 검은 달 주위로 태양의 코로나가 붉게 퍼졌다. 누군가는 탄성을 질렀고 누군가는 말이 없어졌다. 나 역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 달이 태양 가리는 개기일식 과거엔 두려운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찾아가는 자연현상 관측 통해 새로운 과학 발견도 」 과학을 알면 세상이 덜 신비로워질까? 개기일식을 보며 다시 확인한 대답은 ‘아니다’였다.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 태양을 가린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그 광경이 시시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 거대한 태양과 작은 달 그리고 그 그림자 속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스톰게임 알고 나니 오히려 더 이상했다. 400배 크지만, 400배 멀리 떨어져 개기일식은 특히 묘한 천문현상이다. 태양은 달보다 지름이 약 400배 크지만 지구에서는 대략 400배 멀리 떨어져 있어, 하늘에서는 둘의 크기가 같게 보인다. 그래서 달은 몇 분 동안 거대한 태양 원반을 거의 정확하게 가릴 수 있다. 이 크기와 거리의 조합 때문에 지구의 좁은 지역에 달의 그림자가 지나간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 길 위에 서 있었다. 이유를 아는 것이 오히려 감탄을 키웠다. 사람이 일식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해가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은 오랫동안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궤도를 이해하고 계산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일식은 하늘이 보내는 불길한 신호가 아니라 기다렸다 찾아갈 수 있는 자연현상이 되었다. 이번에도 우리는 우연히 부르고스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달 그림자가 지나갈 시간과 장소를 알고,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러 간 것이다. 이제 인간은 일식을 두려워하기보다 날짜를 정해 만나러 간다. 개기일식은 인간의 감탄만 키운 것이 아니다. 과학도 밝게 만들었다. 태양은 너무 밝아서 오히려 많은 것을 가린다. 태양이 달 뒤에 숨으면 그제야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태양의 바깥 대기와 태양 가까이에 있는 별을 관측할 수 있다. 1868년 프랑스 천문학자 피에르 장센은 인도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하며 태양의 스펙트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란빛의 선을 보았다 게임몽릴게임 . 당시 지구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원소의 흔적이었다. 그 원소는 태양을 뜻하는 그리스어 ‘헬리오스’에서 이름을 따 ‘헬륨’이라 불렸다. 헬륨은 지구에서 확인되기 전에 태양에서 먼저 발견된 셈이다. 평소에는 눈부신 빛 때문에 볼 수 없던 것이 해가 가려지자 모습을 드러냈다. 태양이 사라진 순간 인간은 태양 속에 숨어 있던 새로운 원소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반세기 뒤인 1919년에는 개기일식이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시험할 무대가 되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태양처럼 큰 질량은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하고, 태양 곁을 지나는 별빛도 그 길이 조금 휘어야 한다. 문제는 별빛이었다. 평소에는 눈부신 태양 때문에 그 주변의 별을 볼 수 없었다. 태양이 사라져야 비로소 그 별들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었다. 개기일식이 바로 그 기회를 만들었다. 아서 에딩턴이 참여한 관측팀은 태양 가까이에 보이는 별들의 위치를 측정했고, 그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지지했다. 이 관측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세상에 널리 알린 사건이 되었다. 해가 사라진 몇 분 동안 인간은 별빛이 휘는 것을 보았다. 태양이 어두워진 순간, 우주를 이해하는 과학은 오히려 한 걸음 밝아졌다. 원리 알아도 경이로운 개기일식 이번 부르고스행에는 한국에서 ‘과학과 사람들’이라는 과학 애호가 그룹 80명이 함께했다. 혹시 방송국에서 “개기일식 하나를 보기 위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국에서 스페인까지 왔습니까? 황금성포커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미리 생각해 두었다. “우리는 계산이 맞는지 확인하러 온 것이 아니다. 달이 예정대로 태양을 가릴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는 우주가 주는 경이를 직접 경험하고 그 순간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왔다.” 흔히 과학이 발달하면 세상이 덜 신비로워질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해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다가 그 운동을 계산하기 시작했고, 해가 가려진 틈으로 새로운 원소를 발견했으며, 마침내 별빛이 휘는 것까지 알아냈다. 하나를 설명하면 질문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더 큰 질문이 나타났다. 그러는 사이 달 가장자리에서 다시 한 。의 햇빛이 터져 나왔다. 불과 조금 전까지 당연했던 햇빛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부르고스에서 해가 사라진 시간은 겨우 104초였다. 그러나 그 짧은 어둠 속에서 나는 과학을 움직이는 두 마음을 다시 보았다. 하나는 세상을 보고 놀라는 마음, ‘경(驚)’이다. 다른 하나는 당연해 보이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 의심이다. 과학은 이 둘 사이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놀라기 때문에 묻고, 의심하기 때문에 더 깊이 경탄한다. 해가 사라지는 날, 과학은 더 밝아졌다. ◆이정모=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나 박사는 아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과 서울시립과학관장, 국립과천과학관장 등을 역임했다. 『찬란한 멸종』 『생물의 왕국』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등을 썼다. 지금은 자신의 별명을 딴 개인사무실 ‘펭귄각종과학관’의 관장을 자처하고 있다.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장 사라졌다. 정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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